건강·웰빙

감염병 이름 짓는 규칙 5가지, 지명·동물 이름이 사라진 이유

질병 이름은 누가 어떻게 정할까요? WHO가 정한 감염병 작명 원칙, 피해야 할 5가지 표현, 원숭이두창이 엠폭스로 바뀐 과정까지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새 감염병의 이름은 ‘증상과 병원체’만 담고, 지명·사람 이름·동물 이름은 빼는 것이 국제 원칙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5년 5월 발표한 명명 모범사례가 그 기준입니다.

질병 이름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저건 누가 정한 거지?”라는 질문이 함께 검색됩니다. 이름 하나에 특정 나라의 관광·교역이 흔들리고, 특정 집단이 낙인찍히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에 만들어진 규칙입니다.

WHO 명명 원칙 — 넣는 것과 빼는 것

WHO는 세계동물보건기구(당시 OIE, 현 WOAH),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협의해 이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핵심은 “설명은 하되, 특정 대상을 지목하지 않는다”입니다.

구분내용예시
✅ 넣어도 됨증상 기반 일반 서술어호흡기 질환, 신경 증후군, 수양성 설사
✅ 넣어도 됨구체적 특성 서술어진행성, 중증, 소아, 겨울철
✅ 넣어도 됨병원체 정보코로나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살모넬라
❌ 피해야 함지명중동호흡기증후군, 스페인독감
❌ 피해야 함사람 이름크로이츠펠트-야콥병, 샤가스병
❌ 피해야 함동물·식품 이름돼지독감, 조류독감, 원숭이두창
❌ 피해야 함문화·직업·집단 지칭재향군인병
❌ 피해야 함공포 유발 단어미지의, 치명적, 유행성

왜 이렇게까지 따지나

이름이 붙는 순간 그 단어가 곧 정보가 됩니다. 지명이 들어가면 해당 지역의 여행·수출이 타격을 받고, 동물 이름이 들어가면 실제 전파 경로와 무관하게 그 동물이 불필요한 살처분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특정 인종·직업이 연상되는 이름은 그대로 혐오 표현으로 옮겨갑니다.

여기에 정확성 문제도 있습니다. ‘원숭이두창’은 처음 바이러스가 원숭이에서 확인돼 붙은 이름이지만, 원숭이가 주된 숙주가 아니어서 오해를 키우는 이름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이름이 바뀐 사례

질병명명·변경 시점내용
코로나192020년 2월 11일WHO가 ‘COVID-19’로 명명. 지명·동물 없이 ‘코로나바이러스+질병+연도’ 조합. 국내 공식명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엠폭스2022년 11월 28일WHO가 ‘monkeypox’를 ‘mpox’로 변경 권고. 약 1년간 두 이름 병행
엠폭스(국내)2022년 12월 14일중앙방역대책본부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국내 명칭을 ‘엠폭스’로 변경. 6개월간 기존 명칭과 병행

코로나19는 이 원칙이 실제로 적용된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우한 폐렴’ 같은 지명 결합 표현 대신 중립적 명칭이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흔히 하는 오해

  • “규칙이 있으면 옛날 이름도 다 바꾸겠지” — 아닙니다. 원칙은 새로 이름 붙이는 질병에만 적용되고, 이미 통용되는 명칭은 대상이 아닙니다.
  • “WHO가 정하면 우리도 그대로 쓴다” — 국내에서 쓰는 한글 질병명은 방역 당국이 전문가 자문을 거쳐 따로 확정합니다. 그래서 국제 권고와 국내 적용 사이에 시차가 생깁니다.
  • “질병명과 바이러스명은 같다” — 다릅니다. 질병 이름은 WHO/ICD 체계에서, 바이러스 이름은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ICTV) 같은 학계 조직에서 각각 정합니다. 코로나19(질병)와 SARS-CoV-2(바이러스)가 그 예입니다.

정리 — 체크리스트

  • 새 감염병 이름은 증상 + 병원체 + 특성 서술어로만 구성하는 것이 국제 기준
  • 지명·사람 이름·동물 이름·직업/집단·공포 유발어는 배제
  • 최종 공식 명칭은 WHO가 관리하는 **국제질병분류(ICD)**에서 확정
  • 국내 한글 명칭은 질병관리청 등 방역 당국이 별도 결정, 보통 병행 유예 기간을 둠
  • 뉴스에서 낯선 질병명을 봤다면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dportal.kdca.go.kr) 공지사항에서 현재 공식 명칭을 확인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방역 메시지의 출발점입니다. 정확한 명칭을 쓰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오해와 낙인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질병 이름은 결국 누가 최종 결정하나요?

새로 발견된 인체 감염병의 공식 명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리하는 국제질병분류(ICD)를 통해 확정됩니다. 2015년 발표된 WHO의 명명 모범사례는 ICD 등재 전까지 임시로 부를 이름을 정할 때 따르는 기준입니다. 국내에서 쓰는 한글 질병명은 질병관리청 등 방역 당국이 전문가 자문을 거쳐 별도로 정합니다.

메르스, 스페인독감처럼 지명이 들어간 이름은 왜 안 바뀌나요?

WHO의 명명 원칙은 '앞으로 새로 이름 붙일 질병'에 적용되며, 이미 널리 쓰이는 기존 명칭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미 굳어진 이름을 바꾸면 의료 현장과 통계에서 혼란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차별·낙인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엠폭스처럼 예외적으로 변경되기도 합니다.

이름이 바뀌면 예전 이름은 언제까지 쓸 수 있나요?

보통 일정 기간 두 이름을 함께 쓰는 유예 기간을 둡니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WHO는 약 1년, 국내 방역 당국은 6개월간 두 명칭을 병행하도록 했습니다. 유예 기간과 적용 시점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질병관리청 공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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